<아가씨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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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신은 나를 타마코, 불쌍한 조선인 하녀라고 생각하겠지.

하지만 내 진짜 이름은 숙희, 남숙희다.

/ 남숙희(김태리)



염병, 이쁘면 이쁘다고 말을 해야 할 거 아냐…. 사람 당황스럽게시리….

/ 남숙희(김태리)



가엽고도 가엽고나.

가짜한테 마음을 뺏기다니….

/ 남숙희(김태리)



저희 이모는요, 손님이 오신다 하면 먹던 숟가락도 내려놓고 애기씨를 씻겼대요.

손님이 애기한테서 좋은 냄새 난다 그럴 때가 제일로 기뻤대요.

아가씨는 제 애기씨세요.

/ 남숙희(김태리)



"울 엄마다?"

"와, 매초롬하니 참 미인이세요."

"나는? 매초롬해 나두?

다들 그러던데. 난 엄마만 못하다구…."


"백작님이 뭐라셨대?"

"어…아가씨 얼굴은…매일 밤 자기 전에 다시 생각나는 액수, 생각나는 얼굴이래요."

/ 히데코(김민희), 남숙희(김태리)



아가씨는 하녀의 인형이구나. 이 많은 단추는 나 좋으라고 달렸지.

단추 푸르고 끈을 당기면, 그러면 그 안에도 달콤한 것.

달콤하고 부드러운 것…. 내가 여태 소매치기였으면 한 번은 손을 넣어서 만져봤을텐데."

/ 남숙희(김태리)



글 같은건 배우면 그만이고, 욕을 해도 좋고, 도둑질도 좋은데.

나한테 거짓말만 하지마. 알겠니?

/ 히데코(김민희)



사랑하게 되실거예요.

/ 남숙희(김태리)



"넌 내가…천지간에 아무것도 없는 내가, 꼭 그분하고 결혼했으면 좋겠어?

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해두?"

"네."

/ 히데코(김민희), 남숙희(김태리)



이것만 알려주고 재우자. 가련하잖아. 엄마도 없이 타국에 와서

정말 쓸모있는건 하나도 배우지 못하고 쓸데 없는 책들만 읽고.

/ 남숙희(김태리)



아가씨는 어쩜 아무것도 모르시면서…. 타고나셨나 봐요!

/ 남숙희(김태리)



얘 왜 이럴까? 왜 이렇게 쿵쾅거리면서 제가 화났다는 걸 표시하고,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한숨 쉬고.

백작하고 마주칠 때마다 숙희의 눈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. 당신이 싫어요.

/ 히데코(김민희)



"나 왔는데 내다보지도 않더라?"

"…너무 늦게 오셔서 잠들었나봐요. 죄송합니다."

"낭독 하는게 얼마나 힘든데…. 화장 지우고 옷 갈아 입는 것까지 혼자 다 해야겠니, 내가?

악몽 꿀 것 같아. 여기서 자."

/ 히데코(김민희), 남숙희(김태리)



숙희야. 내가 걱정돼?

난 네가 걱정돼.

/ 히데코(김민희)



겨울이면 훔친 가죽 지갑들을 엮어 외투를 만들었다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.

그 자신도 도둑, 소매치기, 사기꾼.

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, 나의 타마코, 나의 숙희.

/ 히데코(김민희)